ENFP 여행객도 인구감소지역 여행은 준비가 필요해 | 늦여름이면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보러 종종 제천을 찾았다. 당시의 제천은 청풍호 주변을 중심으로 음악과 영화가 어우러진 특색 있는 행사 분위기가 가득했고, 행사기간 중에 셔틀버스도 잘 운영돼 청풍호에서 제천 시내까지 이동에 큰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청풍 호반과 인공저수지인 의림지를 둔 제천은 풍경 좋고 ...
추억 줌인 | 구글 어스와 뉴저지 스위트홈 - 추억 줌인 은퇴하고 어느 날, 구글 어스에 오래전 뉴저지 집 주소를 넣어보았다. 화면을 확대하니 우리 가족이 살던 이층 집이 나타났다. 앞마당과 집으로 들어가는 길을 알아보는 것만으로도 반가웠는데, 주차된 차까지 눈에 들어왔다. 우리 가족이 타던 차로 보였다. 집을 떠난 지 한참 되었는데, 화면 속에서는 내가 ...
제품 마케팅 | 생활용품도 경험을 설계하면 콘텐츠가 된다 칫솔과 치약도 콘텐츠가 될 수 있을까? 칫솔은 매일 사용하는 생활용품이다. 치약 역시 기능과 가격, 향을 비교해 구매하는 일상적인 소비재다. 제품을 고르는 기준은 대체로 비슷하고, 한 번 구매한 뒤에는 특별히 공유할 만한 경험이 생기기 어렵다. 그런데 여기에 해리포터의 마법 세계관을 더하면 ...
소리의 인문학 04 | 철도 차량의 바퀴에 작은 망치가 닿는다. 딱, 하는 짧은 충격음 뒤에 금속성 울림이 남는다. 점검자는 바퀴의 다른 부분을 가볍게 두드린다. 비슷한 소리가 이어지다가 어느 지점에서 울림이 짧아진다. 망치를 쥔 손이 멈춘다. 그는 바퀴 표면을 살피고 주변 부품이 맞닿은 상태를 확인한다. 눈에 띄는 균열은 보이지 않는다. 망치를 다시 들기 ...
민우는 먹는 것을 참 좋아하는 아이다. 국어 시간에 어떤 이야기를 나누다가 먹는 것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못 먹는 사람도 다 알잖아." 민우가 말했다. 자기는 먹는 걸 좋아하고, 다른 ...
초원을 바라보며, 늑대상 앞에서 커피 한 잔 | [호] 산에 오르기 전에 풀어야 할 숙제 테를지 국립공원의 게르에서 이틀 밤을 보내고 나오는 날, 경치가 아름답다는 열트산을 걷기로 했다. 게르 주변과 거북바위, 아리야발 사원까지 걸어보았지만 조금 높은 곳에서 초원을 내려다보고 싶은 마음이 남아 있었다. 가까이서 보던 바위와 언덕들이 위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
적지 않고 듣는 동안 | 휴대전화를 눈높이에 세워 놓고 검은 옷의 먼지를 털었다. 추모 영상을 찍기로 했다. 첫 문장을 세 번 읽었는데, 세 번 다 내가 제일 슬퍼 보이는 각도를 찾고 있었다. 최불암 배우를 배웅한 날이었다. 기사에는 장례 미사와 초록우산 고별식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어린이 곁을 지키는 어른으로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말이 오래 남았다.
세 개의 검은 우산과 한 사람의 확인 | “없어진 건 없는데, 아무도 가져가면 안 돼.” 지사제가 우산꽂이 앞에 가로로 누웠다. 나는 케이블 타이를 들고 있었고, 멀미약은 문턱에 걸터앉아 바깥 비를 보고 있었다. 출근한 지 십 분 만에 약국 입구가 국경처럼 변했다. 아침에 읽은 기사 때문이었다. 바이낸스에서 거액의 가상자산이 빠져나갔고, FBI가 북한을 배 ...
“사탕은 좀 줄여야겠는데, 손님들은 덜 받는 기분이 안 들었으면 좋겠어.” 비타민은 대답 대신 색연필을 꺼냈다. 두통약은 계산기를 끌고 왔다. 나는 둘을 부른 적이 없는데, 질문을 잘못한 것 ...
나이가 들수록 곁에 누구를 둘 것인가 | 어떤 수식어가 필요할까. 나뿐만 아니라 그 시절을 지난 이들에게 <프렌즈>는 단순한 인기 드라마가 아닌 90년대를 대표하는 대중문화 그 자체이자 상징이었다. 영어 공부를 위해 시작한 <프렌즈>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각 캐릭터들이 가진 매력과 여섯 명의 케미에 푹 빠져들었다. 방영 당시에도 최고의 인기작이었지만, 종 ...
토종씨앗, 문명을 묻다 37 | 봄 파종을 앞둔 농민이 토종콩 종자 봉투 두 개를 식탁에 올려놓는다. 두 봉투에는 같은 이름이 적혀 있고 무게도 같다. 그런데 가격은 다르다. 한쪽은 1킬로그램에 1만 5천 원이고 다른 쪽은 2만 원이다. 농민은 콩알의 색과 크기를 살펴본다. 눈으로 보기에는 큰 차이가 없다. 비싼 봉투에는 발아율을 확인했다는 설명이 적혀 있 ...
성장과 단련 | 순천만과 가족의 영국 조기유학 - 성장과 단련 순천만을 다녀와 서울로 올라가는 길이었다. 아이들은 뒷자리에서 잠들어 있었고 나는 운전 중이었다. 그때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영국에 가겠다고 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다음번에는 가족이 어디에서 살 것인지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해 우리는 지리산 쪽에 숙소를 잡고 여름 ...
Some results have been hidden because they may be inaccessible to you
Show inaccessible resul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