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키우면서 종종 경험하는 일이 있다. 처음에는 하기 싫다고 버티던 일들이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본인이 더 원하게 되는 경우다. 아들은 어릴 때 키가 무척 작았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국가 지원을 받아 저렴하게 키 ...
미혼여자의 평범한 독립의 시작 | 2025년 9월 6일. 마흔 번째 생일을 맞이한 지 이틀이 지난 그날, 드디어 진정한 독립을 했다. 여기서 말하는 진정한 독립이란, 언니가 결혼하면서 자매가 함께 살던 이 집에서 짐과 몸이 ...
한 번의 송구가 바꾼 운명, 한 번의 삼진이 만든 확신 | 천재일우. 천 년에 한 번 만날 법한 기회라는 이 거창한 사자성어가 입술 끝에 맴돌았다. 찻잔 속 김이 피어오르는 녹차를 한 모금 머금으며 TV 화면을 응시한다.
#3 운은 기회일 뿐, 끝까지 살아남는 건 실력이다. | 지금까지 인간을 지배해 온 모든 나라의 통치 체제는 공화국 아니면 군주국이다. 군주국은 군주의 혈통에 지배받는 '세습 군주국'과 직접 나라를 세운 '신흥 군주국'으로 ...
우리가 절망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던 것은 사랑이 무엇인지 알았기 때문이다. 결국 절망과 사랑은 연속성을 가진 하나의 속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슬픔뒤에 기쁨이 있고 기쁨뒤에 슬픔이 있고, 절망뒤에 소망이 있고 소망뒤에 ...
30년 카메라기자, 렌즈 너머의 세상 | 제3화 | 처음 카메라기자가 되었을 때 나는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딱 3년만 정말 열심히 해보자.’ 3년 동안 죽어라 촬영하고 배우면 적어도 현장에서 그림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게 될 줄 알았다. 그런데 3년이 지나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 촬영을 마치고 돌아와 편집실에 들어가면 늘 아쉬움이 남았다. 분명 현장 ...
저는 스포츠를 좋아합니다. 여자배구 경기도 즐겨봅니다. 스포츠 팬으로서 최근 큰 화제를 모으며 방송되고 있는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 《신인감독 김연경》을 본방사수하며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배구 여제 김연경이 감독을 맡고, 프로팀에 지명되지 못하여 실업팀에서 뛰고 있거나 프로팀에서 방출되었던 선수들을 모아 ‘필승 원더독스’라는 팀을 만들어 ...
김포 전류리 뱀부 포레스트 | 토요일에 논술 시험을 보고 온 고3 딸이 제법 들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일요일에는 딸을 데리고 김포 전류리에 있는 베이커리 카페에 갔다. 이곳은 원래 해산물 식당인 '뱀부와 고등어'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포구 식당에서는 대하구이를 비롯해 해산물 요리를 판매하는데, 그곳에서 식사하면 베이커리 카페 음료를 20% 할인해 준다 ...
널 기다리고 있었단다, 나의 사랑스러운 딸. | 우리 엄마는 하여튼 최악이라니까. 그까짓 장갑 한 켤레 정도는 새로 사줄 수 있지 않나? 낡아빠진 중고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야 하는 상황도 거지 같은데, 심지어 마트 다녀오는 걸 깜빡했으니까 어제 먹다 남긴 샌드위치나 먹으라고 하질 않나! 새로 이사 온 집은 또 어찌나 후졌는지, 전기 스위치가 멋대로 꺼지거 ...
산천은 의구한데, 작은 학교, 발표회, 똥냄새, 시간은 필요하다 | 261023(금) 6년 만이다. 도로 구조가 바뀌었지만 터미널(이쪽 노인들은 차부라 한다) 직원들, 하루에 얼마나 팔릴까 싶을 정도로 손님이 뜸한 차부 안 매점도, 주인도, 거리의 건물도 며칠 만에 돌아온 듯 그대로다. 변하지 않는 캐릭터가 있는 테마파크인 듯 여전해서 놀랐다. 2019년, ...
내 안에 떳떳하지 못한 마음을 보고 다른 사람을 생각했다 | 남의 물건에 손을 대고도 물건 주인을 탓했다. 목욕탕에서 바디워시를 두 번 눌러 썼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 일로 딸에게 한소리를 듣자 오히려 서운했다. 주말에 엄마와 딸과 함께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다음 날에는 남편이 얻어다 준 무료 쿠폰으로 찜질방에 갔다. 잠옷은 챙겼지만 목욕용품은 가져 ...
매일 아침 아이를 깨우는 멘트는 비슷하다. "얼른 일어나. 7시 40분이야. 친구들 다 학교 간다." 매일 밤 아이를 재우는 멘트도 비슷하다. "빨리 자! 내일 못 일어나면 엄마한테 혼난다." 내 삶은 이것을 지겹게 반복하는 중이다. 아이는 일어나면 화장실부터 다녀와 가글을 한다. 그리고 엄마는 왜 맨날 시간을 속여서 깨우냐고 따지듯이 묻는다.